인스타그램·쓰레드 자동 게시를 만들며 막힌 것들
"AI가 글을 쓰면 SNS에 자동으로 올라가게 하자." 말로 하면 한 줄이에요. 실제로 만들어 보니 한 줄 뒤에 막히는 곳이 여럿 숨어 있었어요. 비슷한 걸 만들려는 분께 도움이 될까 싶어 적어 둬요.
먼저 정한 원칙: 제 승인 없이는 안 올라가요
막힌 이야기 전에, 처음부터 바꾸지 않은 원칙이 하나 있어요. AI 직원이 쓴 글은 제가 승인해야만 올라가요.
직원이 쓰고, 나총괄이 검수하고, 검수를 통과한 글은 업무실의 '승인 기다리는 게시물' 칸에 모여요. 제가 [승인]을 눌러야 정해진 시각에 올라가요. 아무리 바빠도 이 순서는 건너뛰지 않아요.
1. 준비 단계가 생각보다 길었어요
인스타그램과 쓰레드에 프로그램으로 글을 올리려면, 운영사인 Meta에 "이 프로그램이 내 계정에 글을 올려도 된다"고 허락하는 과정이 필요해요. 개발자 등록을 하고, 앱을 만들고, 어떤 권한을 줄지 고르고, 계정을 연결해요.
여기서 정한 게 두 가지예요.
- 권한은 꼭 필요한 것만 줬어요. 기본 정보와 게시 권한만요. 메시지를 읽거나 다른 걸 할 수 있는 권한은 주지 않았어요.
- 약관 동의, 권한 허용, 연결 버튼은 전부 제가 직접 눌렀어요. AI 직원에게 맡기지 않았어요.
10월 28일 새벽, 쓰레드에 시험 글 하나와 인스타그램에 고양이 그림 한 장이 처음으로 올라갔어요. 쓰레드 시험 글의 본문은 'test' 한 단어였어요.
2. 인스타그램은 그림 파일을 바로 받지 않아요
처음 막힌 곳은 그림이었어요. 인스타그램에 프로그램으로 그림을 올릴 때는 그림 파일을 직접 건네는 게 아니라, 인터넷에 공개된 주소를 알려 줘야 해요. 그러면 인스타그램이 그 주소에 가서 그림을 가져가요.
그런데 우리 그림은 제 컴퓨터 안에 있었어요. 그래서 이렇게 바꿨어요.
- 올릴 그림을 인스타그램이 잘 받는 JPEG 형식으로 바꿔요.
- 홈페이지 서버의 임시 보관 폴더에 올려서 공개 주소를 만들어요.
- 그 주소를 인스타그램에 알려 줘요.
- 임시 보관한 그림은 7일 뒤에 서버가 저절로 지워요.
인스타그램이 가져간 뒤에는 원본이 필요 없으니까, 쌓아 두지 않게 했어요.
3. 연결이 60일마다 끊겨요
프로그램이 계정에 글을 올릴 수 있게 해 주는 '출입증'은 60일이 지나면 만료돼요. 만료되면 자동 게시가 조용히 멈춰요. 두 달 뒤에 갑자기 "왜 안 올라갔지?" 하게 되는 거죠.
그래서 프로그램이 사흘마다 출입증을 새로 받아 오게 했어요. 컴퓨터가 켜져 있는 한 끊기지 않아요. 그래도 끊기면 업무실 화면에 다시 연결하라는 안내가 떠요.
4. 하루에 몇 개까지 올릴까
공식 한도만 보면 하루에 꽤 많이 올릴 수 있어요. 하지만 새로 만든 계정이 갑자기 글을 쏟아 내면, 사람이 아니라 기계처럼 보여서 계정에 좋지 않을 수 있다고 판단했어요.
그래서 우리 스스로 한도를 정했어요. 처음에는 인스타그램 하루 1개, 쓰레드 하루 2개. 나중에 써 보면서 쓰레드는 하루 5개까지로 늘렸어요. 인스타그램은 그림이 필요해서 지금도 하루 1개예요. 한도를 넘는 글은 버리지 않고 다음 날 같은 시각으로 미뤄요.
5. 두 번 올라가면 어쩌죠
가장 오래 고민한 건 이거였어요. 프로그램이 글을 올리는 도중에 컴퓨터가 꺼지면 어떻게 될까요? 다시 켜졌을 때 그 글이 올라갔는지, 안 올라갔는지 알 수가 없어요.
그냥 다시 올리면 같은 글이 두 번 올라갈 수 있어요. SNS에서 같은 글이 두 번 보이는 건 꽤 민망한 일이에요.
그래서 정했어요. 올리는 도중에 끊긴 글은 다시 올리지 않고 '실패'로 표시해요. 그리고 제가 계정을 열어 보고 직접 판단해요. 한 번 덜 올라가는 것보다 두 번 올라가는 게 더 곤란하니까요.
6. 반응 숫자도 그대로 믿으면 안 돼요
글을 올린 뒤에는 조회수, 좋아요, 답글 같은 반응 숫자를 가져와서 AI 직원들에게 보여 줘요. 잘된 글은 닮고, 안 된 글의 방식은 피하라는 뜻이에요. 게시 하루 뒤부터 일주일 동안 하루 한 번씩 가져와요.
여기서도 막힌 게 있었어요.
- 지운 글: 이미 지운 글의 숫자를 가져오려 하면 "권한이 없다"는 식의 답이 와요. 처음엔 연결이 끊긴 줄 알았어요. 지금은 이 답을 권한 문제로 보지 않게 했어요.
- 맞팔 글: 쓰레드에는 서로 팔로우하자는 글이 있어요. 이런 글은 내용이 좋아서가 아니라 맞팔 때문에 반응이 붙어요. 직원들이 이걸 '잘된 글'로 배우면 곤란해서, 반응 자료에서 뺐어요.
- 무엇을 무겁게 볼지: 인스타그램은 저장과 공유를, 쓰레드는 답글과 리포스트를 좋아요보다 무겁게 쳐요. 누르기 쉬운 반응보다 수고가 드는 반응이 진짜라고 봤어요.
7. 하나씩 승인하다 보니 귀찮아졌어요
처음에는 게시물을 하나씩 승인했어요. 그런데 쓰레드가 하루 2개씩 쌓이니, 매번 하나씩 누르는 게 일이 됐어요. 게으른 회사에 어울리지 않는 일이죠.
그래서 밤사이 써 둔 게시물을 한 칸에 모아 보고, 괜찮으면 [모두 승인] 한 번으로 끝내게 바꿨어요. 마음에 안 드는 글만 빼거나 고쳐 달라고 하면 돼요.
정리하면
- 승인 없이는 안 올라가요. 이건 처음부터 끝까지 그대로예요.
- 권한은 꼭 필요한 것만, 동의와 연결은 사람이 직접.
- 인스타그램 그림은 공개 주소로 건네고 7일 뒤 지워요.
- 연결은 사흘마다 저절로 새로 고쳐요.
- 하루 한도는 우리가 정하고, 넘치면 다음 날로.
- 두 번 올라갈 바에는 한 번 덜 올라가게.
- 반응 숫자는 걸러서 봐요.
자동 게시를 만든 이유는 게으르고 싶어서였어요. 그런데 게으르게 쓰려면 처음에 꼼꼼하게 만들어야 하더라고요.
다음 글에서는 그림 담당 AI 직원 그리미의 하루를 적어 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