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직원이 같은 실수를 두 번 하지 않게 만드는 방법
지난 글에서 아이콘 하나가 6번 연속 반려된 이야기를 했어요. 그날 크게 놀란 게 하나 더 있었어요. 직원들이 같은 실수를 여섯 번 하는 동안, 아무도 "아까도 이랬는데"라고 말하지 않았다는 거예요.
AI는 어제 일을 기억하지 못해요
사람 직원은 한 번 혼나면 기억해요. 그런데 AI 직원은 일을 맡을 때마다 처음 보는 사람처럼 시작해요. 어제 무엇을 했는지, 무엇 때문에 혼났는지 스스로는 몰라요.
그래서 기억을 직원 머릿속이 아니라 종이에 두기로 했어요. 일이 끝날 때마다 한 장을 남기고, 다음 일을 시작할 때 그 종이를 같이 건네는 거예요. 그 종이를 쓰는 직원이 기록이예요.
기록이가 쓰는 한 장
일이 끝나고 제가 평가를 누르면, 기록이가 한 장짜리 기록을 써요. 모양은 늘 같아요.
- 한 일: 무엇을 했는지
- 결과: 성공, 부분 성공, 실패 중 무엇인지
- 성공 방법: 제가 좋아한 점, 다음에도 쓸 방법
- 실패 원인: 제가 아쉬워한 점
- 다시 쓰지 말 것: 다음에 하면 안 되는 방법
기록 모양은 기록이가 정하지 않아요. 업무실 프로그램이 칸을 정해 두고, 기록이는 칸을 채워요. 그래서 기록이 수십 장이 쌓여도 다 같은 모양이에요.
여기서 중요한 건 결과를 누가 정하냐예요. 검수를 통과했는지가 아니라 제 평가가 결과예요. 기록이는 제가 왜 그렇게 평가했는지를 대화 내용과 제가 남긴 한마디에서 찾아 정리해요.
가장 중요한 칸, '다시 쓰지 말 것'
다섯 칸 중에 가장 힘이 센 칸은 마지막 칸이에요.
일을 시작할 때 업무실 프로그램은 그 일과 같은 종류의 예전 기록을 모두 뒤져서 '다시 쓰지 말 것'을 모아요. 그리고 담당 직원에게 경고로 붙여서 보내요. 그림 일이면 예전 그림 일의 경고가, 쓰레드 글이면 예전 쓰레드 글의 경고가 따라가요.
아이콘이 6번 반려된 기록에는 이런 경고가 남았어요.
핵심 조건이 빠졌는데 부분 충족으로 검수 통과하기
반려 후 같은 문제가 반복되어도 추가 설명 없이 진행하기
이제 그림 일이 들어올 때마다 이 경고가 같이 붙어 가요. 그날 그 자리에 없던 직원도 경고를 읽고 시작해요.
비슷한 기록도 찾아 줘요
경고만 가는 건 아니에요. 업무실 프로그램은 새 일의 제목과 내용을 보고, 예전 기록 가운데 비슷한 단어가 많이 겹치는 기록을 5장까지 골라서 '관련 과거 기록'으로 함께 보내요.
예를 들어 쓰레드 글을 맡기면, 예전 쓰레드 글 기록 가운데 어떤 글이 좋은 평가를 받았는지, 어떤 글이 왜 아쉬웠는지가 같이 따라가요. SNS 일에는 실제로 올린 게시물의 반응 숫자도 붙어요. 잘된 글은 닮고, 안 된 글의 방식은 피하라는 뜻이에요.
실제로 남은 기록 하나
11월 3일, 소셜리가 쓴 쓰레드 글 두 묶음에 제가 연달아 😐를 눌렀어요. 한마디는 "글이 너무 길어", 그리고 "너무 길어. 더 짧고 간단하게"였어요.
두 글 모두 우리 기준인 "3~6줄, 80~200자"는 지켰어요. 기록이는 이렇게 정리했어요.
기준을 충족하면 충분하다고 가정하기
반려 글을 기준 범위 안에서 최소한으로만 수정하기
이 두 줄은 이제 다음 자동 게시물 일에 경고로 붙어 가요. 기준표는 그대로인데, 기록을 통해 "대표는 기준보다 더 짧은 걸 좋아한다"는 게 전달되는 거예요.
기록도 고쳐 써요
같은 일에 평가를 다시 하면, 그 일의 예전 기록은 지우지 않고 '이전' 서랍으로 옮겨요. 옮겨진 기록은 다음 일에 전달되지 않아요. 제가 마음을 바꿨는데 예전 기록이 계속 따라다니면 직원이 헷갈리니까요.
그리고 평가를 누르지 않은 일은 기록하지 않아요. 제가 보지도 않은 일을 '성공'으로 남겨 두면, 그게 다음 일의 본보기가 돼 버리거든요.
기록과 기준은 달라요
기록과 별개로 '기준' 문서도 있어요. 인스타 게시물, 쓰레드 글, 그림 지시서처럼 일의 종류마다 "이렇게 한다"를 적어 둔 표준 작업서예요.
- 기록은 일이 끝날 때마다 저절로 쌓여요.
- 기준은 제가 승인해야만 바뀌어요.
기록은 빨리 쌓이는 경험이고, 기준은 천천히 바뀌는 규칙이에요. 같은 경고가 계속 쌓이면 그때 기준을 고칠지 제가 정해요.
정리하면
- AI는 어제 일을 기억하지 못하니까, 기억을 종이에 둬요.
- 일이 끝날 때마다 같은 모양의 한 장을 남겨요.
- 같은 종류의 일을 시작할 때 '다시 쓰지 말 것'이 경고로 따라가요.
- 결과는 검수가 아니라 제 평가로 정해요.
- 규칙(기준)은 제가 승인해야 바뀌어요.
게으른 사람에게 기록은 귀찮은 일이에요. 그래서 기록도 직원에게 맡겼어요. 저는 평가 버튼 하나만 누르면 돼요.
다음 글에서는 우리 직원들이 왜 밤 11시에 일하고 아침 7시에 보고하는지 적어 볼게요.